화내고 후회하는 부모에게 드리는 감정 조절 3단계

감정 조절 3단계
감정 조절 3단계

“낮버밤반”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낮에는 버럭 화내고 밤에는 반성한다’의 줄임말인데요, 요즘 부모의 양육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표현입니다.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건 부모도,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를 대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하고,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감정을 다스려야 할까요? 오늘은 감정 조절의 3단계: Stop-Think-Do를 중심으로 사춘기 자녀와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A. 사춘기, 부모도 아이도 정서적 혼란의 시기

사춘기의 아이들은 급변하는 뇌 구조와 호르몬의 영향으로 충동적이고 감정 기복이 큽니다.
세로토닌은 줄고 도파민은 증가하여, 기쁨과 분노를 번갈아 경험하는 일이 많아지죠.
이 시기에는 전두엽보다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앞서 작동하기 때문에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 튀어나옵니다.

그러니 ‘사춘기’란 아이가 감정 표현을 배우고 조절해 나가는 과도기입니다. 부모가 이 시기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B.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부모가 되는 길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선 불편한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잘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감정을 감추거나 눌러야 하는 것으로 배워왔기 때문이죠.

그 결과, 우리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자마자 터뜨리거나 억누르는 방식으로만 반응합니다. 이러다 보면 자녀와의 정서적 연결이 끊기고, 관계의 안전도 위협받게 됩니다.


C. 화내고 후회하는 부모의 공통점

1.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화는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는 게 아닙니다. 미묘한 짜증, 불쾌함, 초조함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터지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부모가 자신이 언제부터, 왜 화가 났는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변곡점’을 놓치고 말합니다.

2. 스트레스를 쌓아둡니다

부모도 사람이기에 지치고 아프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돌보지 않으면, 결국 아이에게 ‘화’로 표출됩니다.
스트레스는 쌓기 전에 풀어야 합니다. 걷기, 글쓰기, 친구와의 대화 등 자신만의 해소법을 마련하세요.

3. 화가 가장 ‘쉬운 양육법’이 되어버렸습니다

소리 지르거나 체벌하면 아이가 당장은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아이 마음엔 불신과 분노가 차곡차곡 쌓이고, 결국 어느 순간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4. ‘내 감정은 아이 때문’이라는 착각

“얘가 말을 안 들어서 그래요”라고 말하지만, 같은 행동이 다른 날에는 괜찮기도 하지 않나요?
사실 화는 자녀 때문이 아니라 ‘내 기대, 내 생각’ 때문입니다.
아이의 행동보다 그 상황을 해석한 ‘내 마음의 프레임’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D. 감정 조절의 핵심: 감정 읽기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다양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 감정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원을 빠졌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무작정 화가 나는 이유는 단순히 ‘결석’ 자체가 아니라
 학원비가 아깝다
 내게 말도 없이 결정했다
 아이가 무책임하다고 느껴진다
는 등의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니 먼저 감정을 인지하고, 그 감정 뒤에 숨은 ‘욕구’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 감정 조절 3단계: STOP-THINK-DO

▶ 1단계: STOP (멈추기)

화가 올라왔을 때는 일단 모든 행동과 말을 멈추세요.
5분만 기다리면 대부분의 감정은 누그러집니다.
5초라도 멈추면, 후회할 말이나 행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천 팁:

  • 5초간 심호흡 하기
  • 시선 돌리기
  • 잠시 자리를 피하기

▶ 2단계: THINK (생각하기)

‘왜 내가 이렇게 화가 났을까?’
‘지금 내가 진짜 바라는 건 뭘까?’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더 좋게 이끌 수 있을까?’

이처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감정은 내가 원하는 것을 알려 주는 나침반입니다.
욕구를 찾으면, 감정을 조절할 힘이 생깁니다.


▶ 3단계: DO (표현하기)

감정을 진정시킨 후에는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세요.
‘너 때문에’라는 말 대신 ‘나는 ~해서 속상했어’라고 말해 보세요.
감정이 아닌 욕구 중심의 표현은 아이와의 정서적 연결을 회복시키는 열쇠입니다.

예:
 “도대체 왜 그랬니?”
 “나는 네가 말을 안 하고 빠져서 속상했어. 네 마음이 궁금해.”


F. 함께 ‘되어가는 중’이라는 믿음

부모가 ‘Stop-Think-Do’를 실천하면,
아이도 그 모습을 보며 감정 조절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함께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오늘의 화를 참고 넘겼다면, 그것은 단순한 참음이 아니라
자녀와의 신뢰를 쌓는 위대한 시작입니다.


감정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조절의 대상입니다.
부모가 감정을 읽고 조절할 줄 알게 되면,
아이도 자신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자녀가 격하게 반응할수록,
부모는 더 천천히, 더 부드럽게
그리고 더 지혜롭게 다가가 주세요.

부모의 감정 조절은 아이의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는 최고의 교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