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배려, 그리고 함께 걷는 사춘기의 길

–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극복하는 성장의 시간

사춘기
사춘기

 


1. 성실하던 아이가 어느 날 달라졌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들은 누구보다도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습니다.
칭찬도 많이 받았고, 부모의 말을 잘 따르던 아이였지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반항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당황한 저는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 제 방식대로 아이를 다그쳤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입을 닫았고, 툴툴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양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2. 사춘기, 병이 아닙니다

사춘기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짜증, 반항, 예민, 감정 기복, 불안, 혼란...
사춘기를 겪는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는 참 많은 감정을 경험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이런 시기가 올 줄 몰랐습니다.
다른 부모들이 사춘기 자녀를 걱정할 때,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다 그런 거예요’ 같은 말로 쉽게 조언하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 아이가 겪는 사춘기를 눈앞에서 마주하니,
그 어떤 조언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정해진 해답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매일 조금씩 걸어나가는 여정일 뿐입니다.


3. 사춘기의 반항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많은 부모가 “우리 아이가 갑자기 왜 저러는 걸까?” 하는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사춘기의 반항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닙니다.

자녀는 이제 자신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릴 적엔 부모의 생각에 동의하고 따르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부모와 충돌을 겪는 것이죠.

그럴 때 부모가 여전히 초등학생 다루듯 훈육하고 제재하면, 아이는 더 강하게 반발합니다.
존중받지 못한 감정은 문을 닫게 만들고, 말보다 침묵으로 저항하게 만듭니다.


4. 그 시절을 지나온 아이의 고백

한 대학생이 들려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그땐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짜증 났어요. 그런데 요즘 제 동생이 저처럼 행동하는 걸 보니까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겠어요.”

아이들이 사춘기에 내뱉는 말과 행동은 그 순간의 감정일 뿐, 진심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 말에 상처받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결국 서로 감정만 쌓이고, 상처는 깊어집니다.


5. 함께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가 말합니다.
“아이와 대화하려 해도 말을 안 해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아이들이 부모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나 관심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다만, 부모가 받아들이지 못할까봐 말하지 않을 뿐이죠.

그래서 중요한 건 ‘맞서기’가 아니라 ‘맞장구치기’입니다.
내 입장에서 판단하기보다, 자녀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자녀의 세계관을 존중하는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6. 사춘기, 아이의 문제가 아닌 부모의 변화일지도

사춘기를 겪는 자녀를 보며 자꾸 아이의 문제만 들여다보게 됩니다.
하지만 때론 진짜 변화가 필요한 건 부모인 ‘나’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가 문을 닫고 물러설 때, 부모는 한 걸음 다가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 발걸음은 내가 만든 틀 속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속 세상으로 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한 걸음 다가올 때,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안아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보조를 맞추며 함께 걸어가다 보면, 칠흑 같던 사춘기의 터널도 끝이 보일 것입니다.


7. 함께 걷는다는 것의 의미

사춘기를 완벽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부모가 자녀와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줄 때,
아이도 혼자라 느끼지 않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부모의 따뜻한 품
그 품은 사춘기를 지나 청년이 되는 자녀에게 잊지 못할 ‘안전지대’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