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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디어의 위협으로부터 자녀를 지키는 부모 지침서

디지털 시대, 우리 아이를 안전하게 키우기 위한 실천 방법

요즘 세상은 그야말로 ‘미디어로 가득 찬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 유튜브, SNS, 온라인 게임, 스마트폰... 부모인 우리는 이 끝없는 미디어의 흐름 속에서 종종 압도당하곤 합니다.

“이 많은 콘텐츠를 어떻게 다 확인하죠?”
“내 아이가 뭘 보고 있는지 매번 확인하는 게 가능할까요?”

그 질문에 공감합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미디어 비평가이고, 제 아내는 프로듀서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또래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미디어를 접했고, 다양한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아이패드,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SNS, 그리고 가장 일찍 스마트폰을 가진 아이들이었죠.

하지만 이런 경험 속에서 한 가지 확실히 느낀 것이 있습니다.
부모가 미디어로부터 자녀를 지키는 일은 두 가지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1. 미디어의 ‘세계관’을 이해하자

모든 미디어 콘텐츠—영화, 드라마, 게임, 영상—에는 특정한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창작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 영화 <아쿠아맨과 잃어버린 왕국>에서는 ‘악당 = 환경 파괴’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관객이 무의식 중에도 그러한 가치 판단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죠.

또한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 출시된 ‘Grand Theft Auto V(GTAV)’는 범죄와 폭력, 성적 대상화 요소가 포함된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법을 무시하는 태도와 왜곡된 여성관을 ‘정상’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가 더 큰 문제입니다.

이처럼 아이들이 무심코 소비하는 콘텐츠는 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부모는 콘텐츠 자체뿐 아니라, 그 콘텐츠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함께 분석해 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2.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서 아이를 지키는 3단계 실천법

 ① ‘통제’는 부모의 책임

아이들이 올바른 미디어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부모는 다음과 같은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 콘텐츠 통제: 스마트기기를 잠그고, 부모 허락 없이는 특정 앱을 설치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합니다.
  • 노출 제한: 게임기나 스트리밍 서비스는 주말에만 사용, 스마트폰은 밤 9시 이후 사용 제한 등 구체적인 기준을 세웁니다.
  • 정보 관리: 컴퓨터는 거실에 놓고, 식사 시간엔 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 가족 간 소통 공간에서는 기기 사용을 최소화합니다.

단, 부모가 스스로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존중받을 수 없습니다.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② ‘공백’은 건강한 대안으로 채우자

단순히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채워야 부정적인 영향력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운동, 요리, 가족 독서 등 가족 활동을 정기적으로 시도해 보세요.
  • 우리 집은 “책 1시간 = 게임 30분”이라는 규칙을 정해 활용 중입니다.
  • 아이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런 활동은 아이들에게 자율과 신뢰, 그리고 가족 간의 감정적 유대감을 길러 줍니다.


 ③ ‘대화’가 가장 강력한 방어막

미디어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공간은 정보의 공백, 즉 대화가 없는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미리 갖고 있지 않은 정보에 대해, 미디어가 전달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믿게 되기 쉽습니다.

  • “왜 네가 소중한 존재인지”,
  • “어떤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은 것인지”,
  • “세상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이런 주제에 대해 아이와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식사 시간, 취침 전, 주말 오후 30분 등 정기적인 대화 시간은 아이가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간이야말로 가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3. 미디어는 도구입니다. 적이 아닙니다.

저는 미디어를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미디어는 저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고마운 도구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세상에서 미디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바른 통제, 건강한 대안,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미디어 속에서도 정체성과 가치관을 올바르게 세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4. 부모님께 드리는 질문

  • 여러분의 자녀는 하루 몇 시간을 화면 앞에서 보내고 있나요?
  • 그들이 보는 콘텐츠의 메시지를 함께 이야기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 오늘 저녁,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가치 있는 한마디’를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대화와 관심이 자녀를 미디어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