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때문에 아이가 고개를 숙입니다.~"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 말, 정말 통하긴 할까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35년이 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수많은 학생들과 상담을 해왔고, 그들에게 수없이 같은 말을 반복해왔습니다.

학원가지말자
학원가지말자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야.
성적은 100가지 기준 중 하나일 뿐이야.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해.
성적이 네 가치를 말해주는 건 절대 아니야.”

아이들이 성적에 움츠러들 때마다,
그 기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꺼냅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자꾸 허전해집니다.

왜일까요?
그 말을 진심으로 듣고 웃음을 보이는 아이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1. “성적 낮은 내가 반장을 해도 될까요?”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입니다.
“성적이 낮은데 예쁘게 꾸미는 게 눈치 보이는데요…”
“공부 못하는데 연애해도 괜찮은가요?”
“성적이 이 정도인데 반장을 해도 되나요?”

아이들은 성적이 곧 ‘허락’이라고 믿습니다.
성적이 높아야
꾸며도 되고,
사랑해도 되고,
꿈꿔도 되고,
행복해도 되는 거라고 말이죠.

그러다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작게 만듭니다.
“나는 못난 아이야.”
“나는 열등한 사람이야.”

이런 생각에 스스로를 가두고 맙니다.


2. 성적에 ‘내 인생’을 걸고 있는 아이들

한때 큰 울림을 주었던 영화가 있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

영화 속 주인공은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전교 1등 여학생.
하지만 공부를 잘 못하는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결국 전교 32등.
그 충격으로 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합니다.

너무도 안타까운 이야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 교실 안에서 되풀이되는 현실입니다.


3. 학원이 진짜 답일까요?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줄줄이 학원으로 향합니다.
밤 10시, 11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
집중력은 바닥나고, 표정은 메말라 있습니다.

공부는 늘 쫓기듯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고,
학원은 ‘안 가면 불안한 곳’이 되었습니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모두 불행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걸 학원에 맡기고,
너무 적은 시간을 아이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 쓰고 있습니다.


4. 진짜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닌 ‘방향’입니다

공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공부만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잠시 멈춰 서서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싶은가?”를 묻는 시간입니다.

학원이 해줄 수 없는 그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스스로 답해보는 경험.
그게 아이의 진짜 힘이 됩니다.


5.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성적이 너의 전부는 아니야.
성적이 낮다고 해서
너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아.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아가고,
네가 즐거워하는 순간을 놓치지 마.”

그리고 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도 전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고개 숙이지 않도록,
우리가 먼저 ‘다른 기준’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결과 대신 과정을 봐주고,
점수 대신 마음을 들여다봐주세요.


6. 진짜 전하고 싶은 이야기

학원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마세요.
성적은 아이의 일부일 뿐,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문제를 잘 푸는 능력보다,
삶을 잘 풀어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자존감을 깎아내리지 않도록.
성적 때문에 웃음을 잃지 않도록.
진짜 자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조금은 다른 말을, 다른 시선을
건네주길 바랍니다.


함께 생각해보기

  • 성적이 전부가 아닌 삶,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주고 계신가요?
  • 오늘 하루,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와 공감으로 함께해 주세요.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